
발간사
“바이러스는 평등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개개인이 처한 사회적 조건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영향력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일상이 뉴노말이 된 2020년, 용봉교지는 이 바이러스의 ‘불평등함’에 주목했습니다. 제목이 ‘K-ORONA’인 이유는 한국 사회에서 코로나가 미친 영향을 집중 조명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드러난 사회문제는 참 많습니다. 그러나 고통은 온전히 개인의 몫입니다.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생존을 위해 일하던 노동자는 무급휴직을 강요받거나 해고가 되었습니다. 청년들은 안 그래도 좁은 채용시장 앞에서 고용위기를 실감합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며 장사하던 임차상인들은 한계에 내몰려 대출을 하거나 폐업을 합니다. 갈 곳이 없던 홈리스들은 방역 대책에 방해가 된다며 더욱 음지로 내몰립니다. 이렇게 코로나19는 평범한 시민들에게 생존권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은 결코 개인적이지 않습니다. 역사적 맥락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 사회의 불안정한 노동시장의 문제, 임차인의 장사할 권리보다 임대인의 소유권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 경제위기와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로 생기는 홈리스의 문제 등 모두 사회적 원인에 의하여 생겨난 문제들입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속도로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집단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주체들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용봉교지는 대학생의 시선에서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공간으로서 이에 이바지하기 위해 글을 썼습니다. 간혹 글을 읽으시다가 대안이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하실 수 있습니다. 용봉교지의 한계일 수도, 아직 사회적으로 밝혀진 바가 적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냉소보다 앞으로 시민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