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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자, 다시 날자!

 [영종특별지부 취재]

- 공공운수노조 영종특별지부 이상욱 조직국장 인터뷰

- 인터뷰 정리 : 편집위원 현지

<기획 의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항공업계는 항공사-지상 조업사-하도급사의 다단계 구조로 인해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고, 코로나 사태가 터지며 무기한 무급휴직과 권고사직, 이후 정리해고로 이어지는 고용 한파를 맞았다. 이에 인천 영종도의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영종특별지부가 출범했다.

 코로나 19라는 국가적이고 전 세계적인 위기가 닥치면서 특히 코로나발 고용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대책은 노동자를 선별해 내며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영종 특별지부가 갖는 의미는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지역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산업구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여 이의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단기적이고 미시적인 해결이 아닌 노동표준을 제시하는 등 보편의 관점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 고용 위기 앞에 노동자를 지키기 위한 방파제로서 영종특별지부와 그 목소리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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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종특별지부가 어떠한 곳인지,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인천공항은 국제선 의존율이 높고 인천공항을 전후방으로 면세점부터 카지노까지 전후방 산업 연계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항공업 관련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후방 산업 노동자들에게까지 타격을 받았다. 특히 무급휴직 강요가 점차 심해졌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노동자들의 상담도 쏟아졌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차원에서 항공업만 대응하는 게 아니라 지역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성을 느꼈고 영종도 지역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공공운수노조 영종특별지부를 출범했다. 3월 22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월 9일에 정식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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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여객 수.jpg

2.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가 큰 고용위기를 맞았는데, 고용위기는 어떠한 식으로 진행되었나요? 또 현재 노동자들의 처우나 현황은 어떤가요?

 

 정부가 ‘고용유지’를 기조로 전례 없는 예산 투입을 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다만 고용 형태와 업종에 따라 고용 위기의 양상이 다르다. 일단 17년도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인천공항에서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는 고용이 안전하다. 공항 공사는 정부의 고용유지 기조에 많은 영향을 받는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회사 전환이 안 된 곳은 고용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공공부문과 대조적으로 민간업체에 2단계 하청(광고임대계약-용역계약)을 준 카트유지관리보수업무가 대표적이다. 2차 하청업체는 공항 공사의 관리를 받기 때문에 노동자를 바로 해고할 수는 없어서 유급 휴직을 받고 있지만, 유급 휴직 이후에 복직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 따라서 우리 노조 측에서는 사측에‘고용유지’조항을 넣도록 고용유지확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공항 공사 이외 민간부문에는 항공사와 조업사, 조업사의 하청 업체가 있는데, 이러한 원-하청의 산업구조로 인해 특히 다단계 하도급 체계의 하위 업체일수록 고용위기가 심각하다. 우선 조업사는 비행기가 내려서 뜰 때까지 전반적인 일을 한다. 수화물을 실어서 차로 나르는 일, 비행기에 기름을 넣는 일, 비행기를 뒤에서 밀어주는 일 등. 그런데 조업사가 다 하는 건 아니고 하청업체에 일을 많이 외주화한다. 비행기 탑승권을 확인하는 노동자, 비행기 내부를 청소하는 노동자, 수화물을 분류하는 노동자 등 하청 노동자가 대단히 많다. 대부분 2~30대가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그쪽에서 많이 일하고 있다. 면세점도 비슷하다. 대형 면세점이 있고 그 안에 브랜드마다 입점한다. 브랜드 소속으로 판매 직원들은 해당 브랜드 직접고용 노동자와 파견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섞여 있고, 간접고용인 후자가 훨씬 더 큰 고용불안에 노출되어있다. 그런데 지금 이 하청 부분이 버리는 카드인 셈이다. 이미 한 번 많이 나갔고, 이후 어떻게 될지가 지금 문제다. 정부의 고용유지대책이 하청업체의 고용 위기를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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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공운수노조 영종특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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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감원조치 현황.jpg

3. 구체적으로 정부가 내놓은 고용유지 대책들은 무엇이었나요? 그 효과와 문제점은 무엇이었나요?

 

 정부가 발표한 게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것인데, 특별 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정부에서 휴업수당을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휴업수당은 월급에서 70%를 주기 때문에 200만 원을 받는 노동자라고 하면 140만 원을 지급하고 거기에 90%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 돈도 주기 싫으니 신청하지 않고 무급휴직을 강제한다. 이 문제는 대부분 하청업체에서 많이 일어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제주항공 등은 다 휴업수당을 지원한다. 문제는 9월이면 이 제도가 끝나기 때문에 그때부터 2차 고용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항공사만 포함되었는데, 영종 특별지부에서 지원 업종을 확장하라고 요구했다. 항공사는 자회사로 조업사를 다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조업사를 제외하느냐 지적했더니 한 달 후에 조업사와 하청까지 포괄하는 대책이 나오긴 했다. 그러나 하청에서는 이미 벌어놓은 돈이 없기 때문에 안 쓰려고 한다. 그래서 정부가 낸 두 번째 대책이 무급휴직을 받은 노동자에게 월 50만 원씩 3달 동안 지원하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기 돈을 한 푼도 안 써도 되는 상황이 되자 다들 그쪽으로 몰렸다. 이 지원책으로 인해 사용자의 책임이라는 게 아예 삭제됐다. 월 50만 원으로 버틸 수 있는 노동자들은 이 돈을 받고 버티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은 실업급여 50만 원보다 더 많기 때문에 차라리 실업급여를 받겠다고 일을 그만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실직을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 기금이다. 여기에 해운업과 항공업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기업이 이 기금을 지원받으려면 90% 고용유지를 해야 하고, 부채가 5천억이 넘어야 한다. 이스타항공 같은 경우 체불임금이 200억 넘게 쌓여서 제주항공으로의 인수가 잘 안되고 있는데, 그마저도 빚이 5천억이 안 되어서 기금 신청도 못 한다. 회사는 파산하고 노동자들은 해고당할 위기이다. 빚이 없어서 신청을 못 하면 빚 있는 곳만 좋아진다. 빚을 지려면 능력이 있어야 하고 이는 대기업밖에 없다. 대한항공, 아시아나의 부채는 조 단위가 넘는다. 조업사도 5천억 정도의 빚을 질 수 없다. LCC(저가항공)를 구조조정을 하려는 신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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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종특별지부를 설립한 이후 영종도 지역 노동자들의 고용유지와 생계안정을 위해 상담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노동자를 상대로 한 활동과 기업·정부 측을 향해 내건 요구안과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또 성과와 과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부를 향해 내건 요구안은 크게 세 가지였다. 먼저, 앞서 말했듯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상조업과 하청 업체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건 3월 22일에 요구를 해서 4월 27일 정부의 발표에서 반영이 되었다. 그런데 공항에는 너무 많은 업체가 있기 때문에 업종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노동자들을 보호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인천 영종도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고용유지지원금이 90%까지 늘어나고 실업급여 수준이 늘어난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실업자가 늘어나면 지역경제가 침체하기 때문에 인천시에서도 문제를 느끼고 민주노총 위원서를 참고해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을 신청했다. 그러나 반응이 없다. 지역을 기준으로 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똑같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으니 고용노동부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정부도 업종 중심으로 대책을 발표하는 걸 보니 지역 차원의 방식은 고려하지 않는 듯하다. 그런데 인천은 지금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승객이 99% 정도가 줄었다.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경우 지금처럼 사업주의 선의에 맡기는 게 아니라 어떻게 강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앞서 말한 무급휴직 50만 원 지원책이 사용자의 기준이 되어서 모두 그곳으로 빠져들었다. 이 정책으로 인해 버티기 힘든 노동자들은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게 된다. 따라서 노조는 어떻게 한시적 해고금지를 돌입할 것인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60일 해고금지를 했다. 여기서 해고금지는 임금 보존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정부에서 임금을 주고 고용을 유지하도록 했다. 사용자가 돈이 없다고 하면 정부가 돈을 빌려줘야 한다. 한국은 사용자들이 달가워하지 않아서 실행경로가 어렵지만 계속 고민하고 있다.

 노동자 대상으로는 상담을 하거나 노동자들이 회사에 직접 하기 힘든 문제제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업종에 상관없이 어려움을 겪는 영종도의 노동자라면 도움을 주고 있다. 사업주들에게 직접 따질 수 있는 노동자들은 많이 없다. 노조의 이름으로 공문 한 장 써서 회사에 보내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사업주들이 불법 무급휴직 강요 같은 이전에 하던 짓을 못 하게 된다. 이렇게 노조라는 곳이 무엇인지, 노조가 남기는 효과가 무엇인지를 심어 놓아야 두 번째 위기가 왔을 때 노동자들이 그냥 나가지 않고 노조를 찾아올 것이다.

 

5. 영종특별지부 활동가분들이 기고하신 글들을 읽어보니 산업재편과 노동표준 형성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 걸로 압니다. 이 둘을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엄청 구체화하지는 않았다. 일이 힘들어서 하루 일하다 가는 사람도 많다. 땡볕에서 지열이 50도인데 일하다 보면 쓰러진다. 노동조건이 너무 안 좋다. 그런데 2022년까지 일자리를 12만 개로 늘리겠다는 정부 계획이 있었다. 활주로도 늘렸고, 지금은 7천만 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데 여객 처리 능력을 1억 명으로 늘릴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노동조건이 개선되지 않은 채로 이런 악조건의 일자리가 늘어나면 주로 여기에 종사하는 2~30대는 병들어서 나간다. 무턱대고 질 낮은 일자리를 늘릴 게 아니라 노동자 간 격차를 축소하면서 어떻게 산업을 재편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돈이 없는 사람은 영종도에 산다. 돈이 있으면 서울, 경기로 나간다. (교통비 지원도 되기 때문에) 이러한 노동조건의 격차가 임금 격차가 되고, 주거의 격차가 된다. 근무 스케줄도 살인적이다. 밤 10~11시에 근무가 끝나면 2~3시간 자고 오전 근무일 경우 새벽 4시 반까지 출근을 해야 한다. 눈 감았다 뜨고 나온다. 2~30대인데 면역력이 나빠져서 각종 병에 걸린다. 손님이 많으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서 방광염에 걸리기도 한다. 이렇게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보니 다들 일을 그만둔다.

따라서 인력 충원을 통해 근무 스케줄이 완화되어야 한다. 또 근속이나 경력이 반영되지 않는 임금체계도 바뀌어야 한다. 인천시와 공항 공사, 항공사 대표들, 노동조합이 기본적인 노동 근로계약의 표준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게 노조의 장기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항공업계의 원-하청 구조를 깨고 산업을 재편하면서 노동 표준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면 하청구조가 남아 있을 수밖에 없고 수익이 안 나서 파산해서 세금으로 죽이거나 살린다.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하는지는 불가피한 고민이다. 차라리 자본금을 확보하는 기업이 훨씬 더 좋은 노동조건을 보장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한다면 그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부실하게 일자리만 늘리면 지금처럼 하청 노동자들만 다시 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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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학생들이 코로나발 고용위기의 해결주체로 노동조합보다는 정부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식에 대해 어떤 고민을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노동조합이 고용위기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고용위기가 일어났지만 얼마나 심각한지 정부도 지자체도 손에 안 잡혔다. 그래서 정부에서 본인들이 준비하는 대책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민주노총을 찾아와 묻기도 했다. 고용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항상 그렇지만은 않지만 정부도 여론과 사회적 힘에 따라 정책을 다르게 판단한다. 따라서 정부가 다 해결하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오히려 정책이 취약계층과 취약노동자까지 스며들 수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면서, 고용유지에 실패하지 않을 방법을 노동조합과 찾아야 한다. 정부가 기업을 압박할 수는 있지만, 그런 역할도 한계가 있다. 결국 노동자들의 단결력을 얼마큼 갖는지에 따라 기업의 책임을 더 많이 물을 수 있다. 그 힘이 작동할 때 정부도 강한 행정력을 동원할 수 있다.

 더해서 정부만큼 유능한 조직이 노동조합이어야 한다. 정부를 압박하는 투쟁력만이 높은 게 아니라 정부만큼 유능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그만큼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되어야 한다. 정책을 입안하고 정부의 허점을 지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조합원 교육도 중요하다. 그때쯤이면 노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지지 않을까.

 

7. 앞으로의 투쟁 계획과 함께 이 글을 읽을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기 때문에 비로소 정부의 대책이 나온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거나 아직 위기를 맞지 않은 노조에까지 지원하는 대책이 있다. 앞에서 싸우는 노조가 있기에 효과가 다른 곳까지 미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정부도 하반기에 제조업 위기가 올 거라고 예측하다. 하청 업체 노동자들은 정부 대책의 사각지대이면서 사용자가 거부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금 항공 노동자들의 투쟁이 상당히 중요하다. 제조업, 항공업 등 경제 근간이 되는 기간산업에서 하도급 노동자들의 고용이 지켜지지 않으면 기간산업이 아닌 곳에서는, ‘정부도 못 지켰는데 우리가 왜?’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투쟁이 많이 올라가야 한다. 지금은 해고를 막을 수 있느냐의 싸움만 되고 있는데 해고 싸움만으로는 이 투쟁을 끌어올릴 수 없다. ‘난 유급 휴직인데?’라면서 남의 일처럼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이런 고민을 하면 좋겠다. 위기가 왔을 때마다 노동자들 간의 격차가 커졌다. 대기업과 그 밑의 기업 간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조건의 격차가 벌어지고 고용도 엄청나게 줄어드는 대응이 계속되었다. 이전엔 금융위기가 있었고, 지금은 전염병으로 인해 경제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국경이 열려 있어서 전염병은 언제든 다시 심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경제 위기를 심화한다. 그러므로 벌어지는 격차 속에서 불평등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취재 소감>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항공업계가 침체하였다는 건 듣고서 이해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텅 비어 있는 인천공항을 보니 그 사실이 더욱 와 닿았다. 항공사-조업사-하청업체로 이루어진 다단계 산업구조로 인해 가장 아래에 있는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들은 고용유지지원금과 같은 정부의 대책이 있음에도 그로부터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고, 영종특별지부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단기적으로는 9월의 2차 고용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항공업계의 산업을 재편하고 노동표준을 형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다시 무급휴직을 강요받고 정리해고 되었을 때 노동조합을 찾아올 수 있게끔 노동조합의 긍정적인 표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종 특별지부의 사례가 이후 고용 위기를 겪을 업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하며 지부 활동을 고민하는 것도 매우 놀라웠다. 앞에서 싸우는 노조가 있기 때문에 선례가 생기고, 피해가 더 커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영종도의 모든 노동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시도나, 노동표준과 같이 거시적인 고민처럼, 노동조합으로써 노동자들을 포괄하려는 노력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호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사례들을 수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동조합이 정부에 요구하면서 실제로 정부 정책도 개선되고 있었다. 노동자의 눈과 귀가 되어 줄 수 있는 곳은 노동조합이며 노동자의 눈으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노동표준을 세우고, 원하청 구조를 깨는 것, 재난 시 해결의 방파제로서의 노조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 그런 장기적인 고민은 학생들도 함께 진척시켜나가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위기가 올 때면 노동시장은 유연해지고 임금 격차, 환경 격차는 커졌다. 이런 순환을 인식하고, 점점 더 어려워지는 취업 시장 앞에서 그저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 순환을 끊어낼 수 있을지 학생 진영에서(용봉에서!) 그 고민을 이끌어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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